본문 바로가기
AI 한국 소설/로맨스

회사 규정이 막아선 사랑

by need-story 2025. 5. 29.
반응형

같은 회사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수진과 민혁.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에게 끌리지만 회사 내 연애 금지 규정과 각자의 꿈 때문에 고민에 빠진다. 현실적인 사내연애 로맨스.

프로젝트 파트너에서 시작된 금지된 로맨스

회사에서 만난 사람에게 마음이 끌린 경험이 있으신가요? 매일 같은 공간에서 마주치는 그 사람과의 미묘한 긴장감, 프로젝트로 가까워지면서 생기는 설렘, 그리고 동시에 밀려오는 현실적인 고민들까지.

 

직장 내 연애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경험하거나 고민해봤을 상황입니다. 특히 한국의 많은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사내연애 금지 규정은 개인의 감정과 직장 생활 사이에서 복잡한 갈등을 만들어냅니다. 사랑과 커리어, 개인의 행복과 조직의 규칙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오늘 이야기는 바로 그런 현실적인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수진과 민혁이 프로젝트를 통해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이들이 겪게 될 감정의 변화와 선택의 순간들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마주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달콤한 로맨스만을 그린 것이 아닙니다. 현대 직장인들이 실제로 마주하는 고민과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 내려야 하는 현실적인 판단들을 진솔하게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완벽한 해피엔딩보다는 독자 여러분이 각자의 상황에 대입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여운 있는 결말로 마무리했습니다.

 

약 15분 정도의 읽기 시간이 소요됩니다. 편안한 자세로 천천히 읽어보시면서, 만약 여러분이 수진이나 민혁의 상황에 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프로젝트 파트너

1. 우연한 만남

"이번 신제품 런칭 프로젝트 TF팀 구성이 확정되었습니다."

회의실에 울려 퍼진 팀장의 목소리와 함께 프로젝터 화면에 이름들이 떠올랐다. 마케팅팀 송수진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IT개발팀 란을 훑어내려갔다가 '박민혁'이라는 이름에서 잠시 멈췄다.

박민혁. 입사 동기지만 한 번도 제대로 말을 나눠본 적 없는 사람.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잠깐 본 것 외에는 사내 복도에서 스쳐 지나가며 인사만 주고받던 사이였다. 키가 크고 차분한 인상의 그 사람과 함께 3개월간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니.

"각 팀별로 담당 업무는 메일로 발송해드릴 예정이고, 내일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복도로 나서는데 뒤에서 누군가 이름을 불렀다.

"수진씨."

돌아보니 박민혁이 서 있었다. 오리엔테이션 때보다 더 성숙해진 얼굴이었다. 정돈된 헤어스타일과 깔끔한 셔츠 차림이 그에게 잘 어울렸다.

"네, 안녕하세요."

"프로젝트 함께 하게 되었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그가 건넨 명함을 받으며 수진은 묘한 설렘을 느꼈다. 명함에 적힌 '시스템 개발팀 주임 박민혁'이라는 글자가 새삼 낯설게 느껴졌다. 벌써 주임까지 승진했구나.

"저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IT 쪽은 문외한이라 많이 도움 요청드릴 것 같아요."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마케팅 전략 수립은 제가 배울 점이 많을 거예요."

첫 만남치고는 생각보다 자연스러운 대화였다. 하지만 수진의 마음 한편에는 묘한 긴장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이 사람과 매일 얼굴을 보며 일해야 한다는 사실이 왠지 달갑지만은 않았다.

2. 프로젝트의 시작

다음 날부터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신제품 출시를 위한 통합 마케팅 시스템 구축이라는 큰 목표 아래, 수진은 마케팅 전략과 고객 데이터 분석을, 민혁은 시스템 설계와 구현을 담당했다.

"고객 세그먼트를 이렇게 나눠서 각각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면 어떨까요?"

프로젝트 룸에서 수진이 화이트보드에 그린 도표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민혁은 진지한 표정으로 자료를 들여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아이디어네요. 그런데 시스템 구현 관점에서 보면 여기 부분이 조금 복잡할 것 같아요."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수진 옆으로 다가와 화이트보드를 가리켰다. 갑자기 가까워진 거리에 수진의 심장이 빨라졌다. 은은하게 풍기는 그의 향수 냄새가 마음을 어지럽혔다.

"이 부분을 이렇게 수정하면 시스템 부하도 줄이고 사용자 경험도 개선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민혁의 설명을 들으며 수진은 그의 손가락을 따라 도표를 보았다. 길고 섬세한 손가락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그런 자신의 생각에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아, 네. 그렇게 하면 더 효율적이겠네요."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수정된 안으로 다시 검토해볼까요?"

"좋아요."

프로젝트 룸을 나서면서 수진은 자신의 마음이 이상하게 두근거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히 업무상 파트너일 뿐인데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반응형

3. 가까워지는 마음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었다. 업무 미팅뿐만 아니라 점심시간이나 커피 타임에도 프로젝트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수진씨는 어떻게 마케팅 쪽으로 오게 되었어요?"

어느 날 사내 카페에서 민혁이 물었다. 프로젝트 중간 점검을 마치고 잠시 쉬는 시간이었다.

"대학교 때 창업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그때 마케팅의 매력에 빠졌어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신기했거든요."

"멋지네요. 저는 그런 센스가 전혀 없어서 부러워요."

"무슨 말씀이에요. 민혁씨 보면 사용자 관점에서 시스템을 생각하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던데요."

"정말요?"

민혁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그 미소를 보는 순간 수진의 가슴이 또다시 두근거렸다. 이런 감정을 느끼는 자신이 당황스러웠지만, 동시에 달콤하기도 했다.

"네, 정말이에요. 저는 IT 쪽은 잘 모르지만, 민혁씨가 설명해주시면 이해가 잘 돼요."

"그럼 다행이네요. 사실 제가 설명을 잘 못하는 편이라 걱정했거든요."

대화를 나누다 보니 퇴근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프로젝트 룸으로 돌아가 마무리 작업을 하는데, 건물 안이 조용해졌다.

"벌써 이렇게 늦었네요."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저녁 드셨어요?"

민혁의 질문에 수진이 고개를 저었다.

"그럼 같이 식사하실래요? 근처에 괜찮은 식당 하나 알고 있어요."

잠시 망설였지만 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집에 가봤자 혼자 간단히 해 먹을 생각이었으니까.

식당으로 가는 길에 민혁이 말했다.

"프로젝트 하면서 정말 많이 배우고 있어요. 수진씨와 함께 일하니까 더 재미있고요."

"저도요. 민혁씨 덕분에 IT 시스템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어요."

식당에 앉아 주문을 마치고 기다리는 동안,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나누기 시작했다. 취미, 가족, 대학 시절 추억 등 업무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들이었다.

"수진씨는 평소에 뭘 하며 시간을 보내세요?"

"책 읽는 걸 좋아해요. 주로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고요. 민혁씨는요?"

"저는 영화 보는 걸 좋아해요. 특히 SF나 스릴러 장르를요."

"와, 완전 정반대네요."

두 사람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식사를 마치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길에 수진은 묘한 아쉬움을 느꼈다. 이렇게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이 언제였나 싶었다.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저도요.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지하철역에서 헤어지면서 민혁이 말했다. 그의 말에 수진의 마음이 또다시 설렜다.

4. 위험한 감정

프로젝트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두 사람의 호흡은 점점 더 맞아갔다. 업무 효율성은 높아졌지만, 동시에 서로에 대한 감정도 깊어져 갔다.

"수진씨."

어느 날 늦은 저녁, 프로젝트 룸에서 작업하던 민혁이 수진을 불렀다.

"네?"

"혹시 시간 있으시면 이번 주말에 같이 영화 볼래요? 새로 나온 SF 영화가 꽤 괜찮다고 하던데."

수진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이건 분명히 데이트 신청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사내연애 금지 규정.'

입사할 때 받았던 직원 핸드북의 내용이 떠올랐다. 회사 내 직원 간의 연애는 금지되어 있었고, 적발될 경우 징계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저기... 민혁씨."

"네?"

"우리 회사 규정 때문에..."

민혁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도 그 규정을 알고 있었다.

"아, 맞다.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 죄송해요."

"아니에요. 저도 솔직히 민혁씨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하지만..."

"네, 알겠어요."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동안 자연스럽게 쌓아온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현실 때문이었다.

"그냥 업무에만 집중하는 게 좋겠네요."

민혁의 말에 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날 이후로 두 사람의 관계는 미묘하게 변했다. 여전히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거나 긴 시간 함께 보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감정이라는 것이 의지로만 조절되는 것은 아니었다. 민혁이 집중해서 일하는 모습을 보거나, 그가 가끔 보여주는 배려심 깊은 행동을 볼 때마다 수진의 마음은 흔들렸다.

5. 갈등의 심화

프로젝트 막바지에 접어들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시스템 테스트 과정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견된 것이다.

"이걸 어떻게 해결하죠?"

수진이 초조한 표정으로 물었다. 출시 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생기면 프로젝트 전체가 지연될 수 있었다.

"밤샘 작업을 해서라도 해결해야겠어요."

민혁이 단호하게 말했다.

"저도 도와드릴게요."

"아니에요. 이건 기술적인 문제라 수진씨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없어요."

"그래도 혼자 하시기엔 너무 힘들 것 같은데..."

"괜찮아요.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준비해둔 플랜이 있거든요."

민혁은 이미 컴퓨터 앞에 앉아 코딩을 시작했다. 수진은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지만 마땅한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럼 저는 마케팅 쪽 마무리 작업을 할게요."

"네, 그렇게 하세요."

그날 밤 민혁은 새벽까지 작업했고, 다음 날 아침 출근한 수진은 소파에서 잠든 그를 발견했다.

"민혁씨, 민혁씨."

"어? 아, 수진씨."

민혁이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머리가 헝클어지고 셔츠가 구겨진 모습이었지만, 수진에게는 그 모습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다.

"밤새 고생하셨어요. 문제는 해결되었나요?"

"네, 다행히 해결되었어요."

"정말 대단해요. 저라면 절대 못했을 거예요."

민혁의 얼굴에 뿌듯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 순간 수진은 참았던 감정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민혁씨, 저..."

하지만 그때 프로젝트 룸 문이 열리며 팀장이 들어왔다.

"어, 벌써 와 있었구나. 문제 상황은 어떻게 되었어?"

"해결되었습니다."

"그래? 다행이다. 그럼 오늘 오후에 최종 점검 회의 하자."

팀장이 나간 후, 수진은 하려던 말을 삼켰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

6. 프로젝트의 성공과 아쉬운 마무리

마침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 신제품 런칭 시스템은 예상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고, 회사 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수진씨와 민혁씨 팀워크가 정말 좋았어요. 덕분에 이렇게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마무리 회의에서 팀장이 말했다. 수진과 민혁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3개월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끝이라는 아쉬움도 컸다. 내일부터는 다시 각자의 부서로 돌아가 원래 업무를 해야 했다.

회의가 끝나고 프로젝트 룸을 정리하면서 두 사람은 말없이 각자의 짐을 챙겼다. 그동안 이곳에서 함께 보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수진씨."

"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저야말로 민혁씨 덕분이에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시면 연락하세요."

"네, 민혁씨도요."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면서도 두 사람의 마음속에는 말하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7. 각자의 길

프로젝트가 끝난 후 수진과 민혁은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복도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나누었지만, 예전처럼 긴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수진은 프로젝트 성공을 바탕으로 더 큰 업무를 맡게 되었다. 해외 마케팅 담당으로 승진 제안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1년간 해외 지사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정말 좋은 기회예요. 이걸 놓치면 안 돼요."

상사의 말에 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히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민혁과 더 멀어진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들었다.

한편 민혁도 프로젝트 성공을 인정받아 새로운 제안을 받았다. 본사 기술연구소로 전보 제안이었다. 더 좋은 대우와 함께 자신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였다.

"고민할 게 뭐가 있어? 당연히 가야지."

동료의 말에 민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속으로는 복잡한 심정이었다.

8. 마지막 기회

수진이 해외 발령을 앞두고 마지막 주를 보내고 있을 때였다. 우연히 사내 카페에서 민혁과 마주쳤다.

"어, 민혁씨."

"수진씨. 커피 드시러 오셨어요?"

"네. 민혁씨도요?"

"네."

두 사람은 함께 주문을 하고 자연스럽게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들었어요. 해외 발령 받으셨다고."

"네. 다음 주에 출발해요. 민혁씨도 기술연구소로 가신다고 들었어요."

"네, 다음 달부터요."

"축하드려요. 정말 좋은 기회세요."

"수진씨도요."

대화가 잠시 끊어졌다. 둘 다 할 말이 많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수진씨."

"네?"

"혹시...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민혁이 말을 삼켰다. 지금 와서 감정을 털어놓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다. 오히려 서로를 더 힘들게 만들 뿐이었다.

"저기, 민혁씨."

"네?"

"프로젝트 하면서 정말 즐거웠어요. 민혁씨와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도요."

수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저는 이만..."

"수진씨."

민혁이 갑자기 일어나 수진의 손을 잡았다. 따뜻한 그의 손길에 수진의 심장이 다시 빨라졌다.

"행복하세요."

"민혁씨도요."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 짧은 순간에 지난 3개월간의 모든 감정이 담겨 있었다.

9. 1년 후

1년이 지났다. 수진은 해외 지사에서 성공적으로 업무를 마치고 본사로 돌아왔다.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마케팅 팀장으로 승진도 했다.

민혁은 기술연구소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팀장으로 승진했다. 새로운 기술 개발에 몰두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둘 다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었지만, 가끔씩 서로가 생각날 때가 있었다.

어느 날, 회사 전체 직원이 참석하는 연말 파티가 열렸다. 수진은 해외에서 돌아온 후 처음 참석하는 파티였다.

"수진씨!"

파티장에서 누군가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민혁이 서 있었다. 1년 만에 보는 그는 더욱 성숙해 보였다.

"민혁씨,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네, 민혁씨도 잘 지내셨죠?"

"네. 해외 생활은 어떠셨어요?"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 있었어요."

"다행이네요."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파티장 한쪽으로 이동해 대화를 나누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수진씨, 혹시 알고 계신가요?"

"뭘요?"

"회사 규정이 바뀌었어요. 사내연애 금지 조항이 삭제되었어요."

수진의 눈이 커졌다.

"정말요?"

"네. 3개월 전에 바뀌었어요. 직원들의 사생활 자율권을 보장해주는 차원에서요."

"그렇구나..."

수진의 마음이 복잡해졌다. 1년 전에 그 규정 때문에 포기했던 감정들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

"수진씨."

"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민혁의 말에 수진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저도 그동안 많이 생각해봤어요. 1년 전에 우리가 규정 때문에 포기했던 그 감정이 정말 소중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민혁씨..."

"저와 다시 시작해볼 의향이 있으신가요?"

수진은 잠시 망설였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둘 다 승진도 했고, 각자의 삶도 안정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동안 마음 한편에 남아있던 아쉬움도 있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네."

"저도 그동안 민혁씨를 많이 생각했어요. 해외에 있으면서도 가끔씩 프로젝트 때 일들이 생각나곤 했어요."

민혁의 얼굴에 희망적인 표정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제 우리 둘 다 중요한 위치에 있잖아요. 팀장끼리 연애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이제는 규정상 문제도 없고, 실제로 회사 내에서 연애하는 커플들도 여러 있어요."

"그래도 조심스러운 건 사실이에요."

"천천히 생각해보세요. 저는 기다릴 수 있어요."

그때 파티 진행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제 올해의 우수 프로젝트 시상을 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작년 신제품 런칭 프로젝트입니다. 수상자는 송수진 팀장님과 박민혁 팀장님입니다."

갑작스러운 호명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1년이 지나서야 받는 상이었지만, 그만큼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함께 무대에 올라 상을 받으며 수진은 민혁의 손을 잡았다. 1년 전과 똑같이 따뜻한 손이었다.

10. 새로운 시작

시상식이 끝나고 파티장을 나서는 길에 민혁이 말했다.

"수진씨, 시간 있으시면 커피 한잔 하실래요? 근처에 새로 생긴 카페가 있어요."

수진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두 사람은 지난 1년간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의 성공담, 힘들었던 순간들, 그리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솔직한 마음들을.

"정말 많은 게 변했네요."

수진이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어요."

"뭐요?"

"수진씨에 대한 제 마음이요."

수진의 뺨이 붉어졌다. 1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그의 말에 설레는 자신이 신기했다.

"저도요."

"정말요?"

"네. 솔직히 해외에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도 만났어요. 하지만 계속 민혁씨가 생각났어요."

"저도 그랬어요. 누군가 소개해준다고 해도 관심이 안 생기더라고요."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럼 정말 다시 시작해볼까요?"

민혁의 제안에 수진은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1년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규정상 문제도 없고, 둘 다 안정된 위치에 있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할 시간이 충분했다.

"좋아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뭔가요?"

"천천히 가요. 서두르지 말고."

"당연하죠. 저도 그게 좋겠어요."

"그리고 회사에서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행동해요."

"물론이죠."

"마지막으로..."

"네?"

"이번에는 정말 진지하게 해요. 장난이나 호기심이 아니라."

민혁이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에게도 그게 가장 중요해요. 수진씨를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요."

카페를 나서며 수진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 1년 동안 마음 한편에 맺혀있던 응어리가 풀린 기분이었다.

"그럼 이번 주말에 영화 볼까요? 1년 전에 못했던 그 약속 말이에요."

민혁의 제안에 수진이 웃으며 답했다.

"좋아요. 이번에는 로맨스 영화로 해요."

"수진씨 취향에 맞춰드리겠습니다."

두 사람은 웃으며 각자의 차로 향했다. 내일부터 다시 시작될 일상이 기대되었다. 이번에는 규정이나 눈치 때문이 아니라, 진짜 마음으로 시작하는 사랑이었다.


에필로그

그로부터 6개월 후, 수진과 민혁은 공식적으로 연인 사이가 되었다. 회사 동료들도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관계를 축복해주었다.

"역시 그때부터 뭔가 있다고 생각했어."

"프로젝트 할 때 케미가 장난 아니었잖아."

동료들의 농담에 두 사람은 부끄러워하면서도 행복해했다.

현재 두 사람은 각자의 일에 충실하면서도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좋은 파트너가 되어가고 있다. 때로는 의견이 다를 때도 있지만,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소통의 기술로 잘 해결해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사랑이 진짜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의 기다림과 각자의 성장이 있었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사랑이었다.


독자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수진이나 민혁의 상황에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셨을까요? 사내연애 규정과 커리어 사이에서 고민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과 경험을 나눠주세요.

반응형